심부전 환자에게 운동을 시킨다는 게 가능할까요? 저도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심장이 제대로 펌프질을 못 하는 상황에서 운동이라니, 오히려 위험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직접 심부전 환자분들을 몇 분 담당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물론 일반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처음 오셨을 때 제 기준으로 운동 강도를 설정했다가 환자분이 중간에 포기하신 적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절대적으로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서 정말 천천히, 유산소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나가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심부전이란 무엇이고 운동이 왜 필요한가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서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박출률(Ejection Fraction)이란 심장이 한 번 수축할 때 내보내는 혈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정상인은 보통 50~70% 정도인데, 심부전 환자는 이 수치가 크게 떨어져 있습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은 수축기 장애로 심장이 제대로 짜내지 못하는 경우고,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은 확장기 기능장애로 심장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해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중 53%가 박출률 감소 심부전, 47%가 박출률 보존 심부전이며, 1년 사망률이 거의 30%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운동 트레이닝은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의 운동능력과 중추 혈역학적 기능, 자율신경계 기능, 말초혈관 및 골격근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환자분들이 몇 주간 꾸준히 운동하시니 호흡곤란이 줄어들고 일상생활이 한결 편해지셨다고 하시더군요.
심부전 환자는 운동검사부터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심부전 환자에게 운동을 시키기 전에 반드시 증상제한 운동검사(Symptom-Limited Exercise Test)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증상제한 운동검사란 환자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까지 운동 강도를 높여가며 심장과 폐의 반응을 측정하는 검사를 말합니다. 이 검사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에게도 안전하며, 호기가스 분석과 결합하면 심전도, 혈역학적 반응, 예후 정보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는 운동 시 일반인보다 훨씬 낮은 최고심박수, 최고 1회 심박출량, 최고 심박출량을 보입니다. 대혈관의 혈관확장 능력이 떨어지고 저항혈관 구조가 약해져서 국소적으로 혈류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골격근의 조직학적 이상으로 세포의 산화능력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심부전 환자에게는 더 낮은 운동량에서 시작하고 단계별로 더 적은 증가를 부여하는 운동검사 프로토콜을 사용해야 합니다. 최고산소섭취량(VO2max)과 운동강도 증가 시 이산화탄소환기당량 기울기(VE/VCO2 slope) 변화의 관계는 예후와 직접 관련이 있어서, 이 수치들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출처: 대한심장재활예방의학회).
제가 담당했던 환자분 중 한 분은 처음 운동검사에서 5분도 못 버티셨습니다. 그런데 몇 주 후 재검사에서는 10분 넘게 하시더군요. 수치로 확인되니 환자분도 자신감을 갖게 되시고, 저도 더 확신을 갖고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심부전 환자 운동 처방의 핵심 원칙
심부전 환자 운동 처방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환자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둘째, 임상적인 위험을 줄이는 것. 그리고 운동 요법에는 항상 유산소 활동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저항 운동은 나중에 추가할 수 있지만, 기본은 무조건 유산소입니다.
심부전 환자를 위한 FITT 권고사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빈도(Frequency): 주 3~5일
- 강도(Intensity): 여유심박수(HRR)의 40~80%, 또는 운동자각도(RPE) 11~14
- 시간(Time): 1회 20~60분 (준비운동, 본운동, 정리운동 포함)
- 유형(Type): 걷기, 고정식 자전거, 트레드밀 등 유산소 운동
목표심박수 범위는 증상 제한 최대운동검사에서 측정한 최고심박수를 기준으로 결정합니다. 만약 측정된 최고심박수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안정시 심박수에 20~30회를 더하거나, 운동자각도(RPE) 11~14(6~20 척도 기준)로 설정합니다. 여기서 운동자각도(RPE, Rating of Perceived Exertion)란 운동할 때 느끼는 주관적인 힘든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최대운동검사 이후에는 유산소 인터벌 트레이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여유심박수의 85~90% 강도로 30초~4분 운동하고, 여유심박수의 50~70% 강도로 1~3분 휴식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건 환자가 어느 정도 적응한 다음에 시도해야 합니다.
운동 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동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도록 설계해야 하는데, 중요한 건 강도를 높이기 전에 운동 지속시간과 빈도를 먼저 증가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심부전 환자의 목표 운동량은 3~7MET-h·wk-1 정도입니다. 개인이 최소 4주 동안 유산소 트레이닝에 적응하고 견딜 수 있으면 그때 저항 트레이닝 활동을 추가합니다.
솔직히 제 경험상 처음 오신 환자분들은 땀도 안 나실 정도로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그냥 마실 왔다는 느낌으로요. 처음엔 환자분들도 긴가민가하셨는데, 몇 주 지나니 제대로 된 운동을 하실 수 있게 되고, 그때부터 확신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더군요.
특수한 경우의 추가 고려사항
심부전 환자 중에는 좌심실보조장치(LVAD, 일명 인공심장)를 이식한 분들도 계십니다. 이 장치는 교량 이식 또는 말기질환에 대한 대상요법으로 사용되는데, 이식 환자의 최고산소섭취량은 7~23ml·kg-1·min-1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좌심실 보조장치는 연속 혈류를 생성하기 때문에 혈압은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도플러로 측정해야 합니다. 이런 환자들은 운동자각도 11~13을 사용하여 운동 강도를 처방합니다.
또 관상동맥우회술, 좌심실 보조장치 이식, 심장 판막교체 같은 심혈관 수술을 받은 환자는 복장뼈절개술(흉골절개술)을 거치게 됩니다. 이 절개 부위는 약 8~10주 내에 치유되는데, 대다수의 환자는 수술 후 봉합이 벌어지거나 터지는 일 없이 팔 움직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수술 직후부터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권장되지만, 상체를 사용하여 복장뼈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은 피해야 합니다. 과도한 기침, 골다공증, 감염 등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심박 조율기(Pacemaker)나 이식형 제세동기(ICD)를 가진 환자도 있습니다. 심박 조율기는 휴식 시와 운동 중 최적의 심박수를 복원하고 비정상 리듬에서 심방 및 심실 충만과 수축을 동기화시키는 장치입니다. 이식형 제세동기는 심장리듬을 모니터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리듬이 감지될 경우 심장박동과 전기 충격을 전달하여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으로 인한 돌연사를 막는 장치입니다.
이런 장치를 가진 환자는 운동 프로그램 시작 전에 반드시 운동 검사를 통해 심박수 및 리듬을 평가해야 합니다. 운동 검사 중 심박수가 증가하지 않는 환자에게는 운동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안 됩니다. 이식형 제세동기가 있는 경우, 최고심박수는 제세동을 위해 프로그램된 심박수 역치값보다 최소 10~15beats·min-1 아래로 유지해야 합니다. 장치 삽입 후 처음 24시간 후에는 가벼운 상지 가동범위 활동을 수행할 수 있지만, 최소 3~4주 동안은 격렬한 상지 활동을 피해야 합니다.
심부전 환자는 운동을 선택하고 유지하는 데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불안과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히 운동만 시키는 게 아니라 정신적 지원도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동기 부여를 개선하고 추가 사회적 지원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제가 본 환자분들 중에도 "심장이 안 좋은데 운동을 해도 되나요?"라며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천천히 설명드리고, 작은 성공 경험을 쌓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심부전 환자에게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일반인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처음엔 정말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땀도 안 날 정도로요. 그리고 유산소 중심으로, 시간과 빈도를 먼저 늘리고, 강도는 가장 나중에 올립니다. 환자분이 4주 정도 적응하신 다음에야 저항 운동을 추가합니다. 고려사항과 특별 고려사항을 꼼꼼히 숙지하고, 심부전의 정의라도 제대로 알고 환자를 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응급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후회하지 말고 철저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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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blog.naver.com/minju3130/223444183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