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레그레이즈를 하루 50개씩 하면서 복근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운동이 끝나고 나면 배보다 허리가 더 뻐근했고, 아무리 해도 아랫배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때서야 제가 복근이 아니라 허리로 운동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회원님들을 지도하면서 보니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아랫배 지방이 잘 안 빠지거나, 복근 운동 후 허리가 아픈 분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봤습니다.

복압이 왜 중요한가 — 레그레이즈의 팩트
아랫배에 지방이 유독 잘 쌓이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몸은 부위별로 지방을 저장하는 경향이 다른데, 아랫배는 그 중에서도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대표적인 부위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아랫배를 제대로 쓰는 운동을 꾸준히 해줘야 그 부위의 지방이 더 잘 빠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뜻입니다.
레그레이즈를 고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복근은 위아래가 따로 나뉜 근육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그래서 아랫배 운동이라고 이름 붙은 동작도 상복부에 힘이 함께 들어가고, 윗배 운동도 아랫배를 자극합니다. 레그레이즈는 그 중에서도 하복부 쪽 자극 비중이 조금 더 높기 때문에, 아랫배 관리에는 적합한 선택입니다. 저 역시 비시즌에는 이 동작 하나에 하루 5세트 정도, 10분도 안 걸리는 루틴으로만 복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세입니다. 레그레이즈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부분이 바로 복압(Intra-Abdominal Pressure)입니다. 복압이란 복강 내부에 형성되는 압력으로, 쉽게 말해 배와 허리 주변 근육이 안쪽으로 힘을 모아 척추를 단단히 잡아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복압이 제대로 잡혀야 허리가 과하게 개입되지 않고, 복부 근육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복압을 잡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침을 한 번 하는 것입니다. 기침할 때 배 옆과 안쪽으로 딱 힘이 들어오는 느낌이 있죠. 그 상태를 유지한 채로 레그레이즈를 시작하면 됩니다. 이때 활성화되는 근육이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입니다. 복횡근이란 복부 가장 안쪽에 위치한 근육으로, 코르셋처럼 척추와 골반을 감싸 안정성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이 제대로 켜져 있어야 레그레이즈 중에 허리가 꺾이지 않습니다.
자세를 잡을 때는 PSIS, 즉 장골후상극이라는 골반 뒷면의 뼈가 바닥에 닿아 있는 느낌을 유지하는 게 핵심입니다. '닿아 있는 느낌'과 '누르는 느낌'은 다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의도적으로 골반을 바닥으로 눌러내리려고 하면 오히려 허리 근육이 더 많이 개입되고 복부 자극이 분산됩니다. 그냥 닿아 있다는 감각을 유지하면서 다리를 멀리 뻗어 내린다는 느낌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허리가 바닥에서 뜰 것 같다면, 그 지점이 오기 전에 동작을 멈추는 것이 맞습니다.
- 레그레이즈 전 기침 한 번으로 복횡근을 먼저 활성화한다
- PSIS(골반 뒷면 뼈)가 바닥에 닿아 있는 감각을 동작 내내 유지한다
- 허리가 뜨려는 순간이 가동 범위의 끝이다 — 거기서 멈춘다
- 다리를 내릴 때는 '멀리 뻗는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조절한다
- 호흡: 올릴 때 내쉬고, 내릴 때 코로 들이마시며 복압을 유지한다
허리 과신전이 생기는 이유 — 제 경험과 지도 현장의 실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복근 운동 후에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거든요. 회원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리를 최대한 낮게 내리려고 하다가 허리가 바닥에서 크게 들리고, 그 상태로 버티거나 반복하는 경우였습니다. 허리 과신전(Lumbar Hyperextension), 즉 허리가 필요 이상으로 뒤로 꺾이는 상태가 반복되면 요추 주변에 부담이 누적됩니다. 이건 복근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허리에 스트레스를 쌓는 동작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상황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를 저는 '보상 패턴'이라고 봅니다. 복부와 코어를 제대로 쓰지 못하니까, 몸이 허리 근육으로 대신 힘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횟수는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저도 막 30개씩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허리 운동을 하고 있던 거였습니다. 그때보다 지금 10~15개 제대로 하는 쪽이 복근에 훨씬 더 많이 들어옵니다.
제가 회원님께 복부 운동을 알려드릴 때 제일 먼저 신경 쓰는 게 이 보상 패턴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동적인 동작을 넣기보다, 등척성 운동(Isometric Exercise)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등척성 운동이란 관절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근육이 힘을 내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플랭크입니다. 쉽게 말해 '버티는' 운동입니다. 이렇게 먼저 복부와 코어를 고정하는 감각을 익혀야 레그레이즈 같은 동적 동작에서도 허리가 덜 개입됩니다. 출처: Spine-Health
복근은 복직근만 있는 게 아닙니다. 외복사근(External Oblique)도 같이 봐야 합니다. 외복사근이란 복부 옆면에서 몸통을 비틀거나 측면 안정성을 만들어주는 근육입니다. 저는 레그레이즈나 크런치 외에도 사이드 플랭크에서 무릎을 굽히거나 옆으로 접는 동작을 루틴에 자주 넣는데, 이렇게 해야 복부 전체를 입체적으로 쓸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근 운동 후 허리가 아팠던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이쪽부터 접근하는 게 더 안전합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에서도 코어 안정화 훈련이 요통 예방과 복부 근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출처: ACSM(미국 스포츠의학회) 결국 복근 운동을 세게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복압을 잡고 코어가 버티는 상태에서 제대로 복부를 쓰는 게 먼저입니다. 제 경험상 이 감각을 한 번 잡고 나면 10분짜리 루틴으로도 충분히 복근에 자극이 들어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레그레이즈 할 때 허리가 자꾸 뜨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다리를 너무 낮게 내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허리가 바닥에서 뜨려는 순간이 내 현재 가동 범위의 한계입니다. 그 지점 직전에서 멈추고 다시 올려주세요. 기침 한 번으로 복압을 먼저 잡은 뒤 동작을 시작하면 허리가 뜨는 구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Q. 레그레이즈를 매일 해도 되나요?
A. 복근은 다른 대근육군보다 회복이 비교적 빠른 편이라 매일 가볍게 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자세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라면 매일보다 이틀에 한 번, 하루 5세트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횟수보다 복압을 유지하는 질이 먼저입니다.
Q. 아랫배 운동을 따로 해야 윗배랑 따로 자극이 가나요?
A. 복근은 해부학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근육입니다. 아랫배 운동을 하면 윗배도 함께 자극되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레그레이즈처럼 다리를 움직이는 동작은 하복부 쪽 자극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굳이 둘을 따로 나눠서 오래 할 필요 없이, 레그레이즈 하나를 제대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Q. 복근 운동은 얼마나 해야 효과가 있나요?
A. 제 경험상 자세가 잡힌 상태에서 하루 10분, 이틀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30분씩 해야 한다는 건 대부분 자세가 무너진 채로 횟수를 채우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복압을 유지하면서 10~15개를 제대로 하면 20~30개를 허리 힘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부에 강한 자극이 옵니다.
결론
복근 운동에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지금 배를 쓰고 있는가, 아니면 허리를 쓰고 있는가'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 채로 횟수만 늘리면, 오히려 허리 부담만 쌓이고 복근 발달은 제자리입니다. 레그레이즈 하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복압을 잡는 감각, 복횡근이 켜지는 느낌, 허리 과신전이 일어나지 않는 가동 범위 — 이 세 가지가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처음에는 10개도 힘들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자세를 포기하고 횟수를 늘리는 선택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플랭크나 사이드 플랭크 같은 등척성 운동으로 코어를 먼저 다지고, 그 다음에 레그레이즈로 넘어오는 순서를 권합니다. 복근 운동은 세게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쓰는 것이 전부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NQjMO5iqnY&list=PLx4FPnDh-D0Mz0TWo5mQIrvHVQRZrQawy&inde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