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운동 지도를 하면서 만난 한 어르신께서 중간 검사 결과를 들고 오셨을 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뇌졸중 위험이 많이 낮아졌대요." 사실 처음엔 그냥 지나칠 뻔했던 케이스였습니다. 뇌혈관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체감하기 전까지는 저도 그 심각성을 정확히 몰랐으니까요. 건강운동관리사 공부를 하면서 뇌졸중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알게 됐고, 그제야 이 질환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달았습니다.

뇌졸중 환자의 운동검사, 왜 일반인과 다를까
뇌졸중 환자분들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놀랐던 건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최대하운동(submaximal exercise) 시 산소소비량은 더 높게 나타나는데, 정작 최대 운동능력은 현저히 낮았습니다. 여기서 최대하운동이란 개인의 최대 운동능력보다 낮은 강도로 수행하는 운동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숨이 차오르기 직전까지의 편안한 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운동검사를 진행할 때 심박수 변동부전(heart rate variability impairment)과 조기 피로 발생은 거의 항상 관찰됩니다. 심박수 변동부전이란 심장 박동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자율신경계의 조절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 때문에 운동 중 심장이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고 쉽게 지치게 되는 겁니다.
평형성 문제가 있는 환자분들께는 자전거 에르고미터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분당 5~10W씩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거나, 단계별로 20W씩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균형감각이 충분히 회복된 분들에게만 트레드밀 검사를 시도했는데, 이때도 일반 프로토콜과는 달리 2~3분 단계로 나눠서 0.5~1MET 정도의 아주 작은 강도 증가로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출처: 대한뇌졸중학회).
뇌졸중 재활, 급성기를 넘어선 장기 운동프로그램
뇌졸중을 겪은 후 가장 큰 목표는 일상생활 수행능력(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ADL이란 옷 입기, 식사하기, 화장실 이용하기 같은 기본적인 생활 동작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입원 중 급성기 재활이 끝난 후에도 유산소 운동과 근강화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기능이 더 향상되고 2차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도했던 어르신께서는 늦지 않게 오셔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허혈성 뇌졸중은 전체 환자의 87%를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혈전증이나 색전증이 대부분입니다. 혈전증(thrombosis)은 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 덩어리가 생기는 것이고, 색전증(embolism)은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덩어리가 떠다니다가 뇌혈관을 막는 현象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약물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이 꼽힙니다.
처음에는 운동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셨던 그분이 몇 달 후 병원 검사 결과를 들고 오셔서 "선생님 덕분에 뇌졸중 재발 확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말씀하셨을 때, 제 마음도 뭉클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더욱 성심성의껏 운동 프로그램을 짜드렸고, 서로 간의 유대감도 훨씬 깊어졌습니다.
운동 프로그램 구성 시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살바 조작(Valsalva maneuver) 절대 금지: 숨을 참고 힘을 주는 동작은 혈압을 급격히 올려 위험합니다
- 체중부하 경감: 하네스 기구가 있는 트레드밀에서 저속(시속 1.3km, 약 0.8mph)으로 시작
- 정서적 요인 관리: 기분 변화, 동기 저하, 좌절감, 착란 등 심리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
뇌졸중 환자 맞춤 FITT 운동처방 원칙
운동처방의 기본 원칙인 FITT는 빈도(Frequency), 강도(Intensity), 시간(Time), 유형(Type)을 뜻합니다. 뇌졸중 환자분들께는 이 네 가지 요소를 일반인보다 훨씬 세심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주 3~5회, 중강도(최대심박수의 40~70% 또는 RPE 11~14)로 시작합니다. RPE(Rating of Perceived Exertion)란 운동 중 스스로 느끼는 힘든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척도입니다. 6~20까지의 범위에서 11~14 정도면 "약간 힘들다"고 느끼는 수준입니다. 처음에는 1회당 10~20분 정도로 짧게 시작해서 점차 20~60분까지 늘려갑니다.
근력 운동은 주 2~3회, 주요 근육군을 대상으로 1~3세트, 반복 횟수는 10~15회 정도가 적당합니다. 1RM(1회 최대 반복 무게)의 50~80% 강도로 설정하되, 환자분의 회복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했습니다. 저항밴드, 덤벨, 자중 운동 등을 병행하면서 마비된 쪽과 건강한 쪽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제가 지도했던 분 중에는 직장 복귀를 목표로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직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근육군과 동작 패턴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기능적 운동(functional training)을 프로그램에 포함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직이라면 앉았다 일어서기, 팔 뻗어 물건 집기 같은 동작을 반복 훈련하는 식입니다.
운동치료는 반드시 의학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만 시작해야 합니다. 급성기가 지나고 담당 의사의 허가가 떨어진 후에야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국소 근력 약화와 전신 피로가 조기에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게 핵심입니다(출처: 대한재활의학회).

뇌졸중과 뇌졸증, 제대로 알고 예방하기
건강운동관리사 공부를 하기 전까지 저도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운동 관련 공부를 하지 않은 분들은 대부분 '증'자로 알고 계시더군요.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지만, 정확한 명칭은 '뇌졸중(腦卒中)'입니다. '졸중'은 갑자기 쓰러진다는 뜻으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일반 성인이나 학생, 청소년들에게도 이런 정보를 알려드리면 다들 놀라워하십니다. "아, 제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네요"라는 반응이 가장 많습니다. 운동 지도를 하면서 이런 재미있는 의학 상식을 전달해드리면 환자분들도, 일반인들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걸 느낍니다.
뇌졸중은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혈전이나 색전이 생기는 주요 원인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이 꼽힙니다. 이 모든 위험 요인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 조절로 상당 부분 관리가 가능합니다. 제가 만난 환자분들 중에서도 꾸준히 운동을 하신 분들은 재발률이 현저히 낮았고, 일상 복귀도 훨씬 빨랐습니다.
운동을 가르치면서 매번 강조하는 건 "늦지 않게 오셨다"는 점입니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재활 과정에서 운동을 얼마나 성실히 하느냐가 회복의 질을 결정합니다. 저를 믿고 따라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뇌졸중 환자를 위한 운동처방은 단순히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을 넘어, 2차 예방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제 경험상 환자분들이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일을 계속해야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만약 주변에 뇌졸중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시다면, 의학적 치료와 함께 전문가의 지도 아래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시작이 빠를수록, 그리고 꾸준할수록 회복의 폭은 훨씬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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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blog.naver.com/minju3130/223444196730
「ACSM 11판」 8장_심혈관 및 폐질환자들을 위한 운동처방(2)
저번에 이어 심혈관 환자들을 위한 운동처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심장 이식 후의 환자 수술 후 유산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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